형형색색 상품의 유혹

2016. 9. 29. 17:49Essay

형형색색 상품의 유혹


자크 라캉의 상상계,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거울을 본다. 아이는 어릴때 자신의 신체가 불안정 하지만 그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은 완벽해 보인단다. 커서도 우리는 연신 거울을 보면서 이각도 저각도로 자신의 모습을 뽐낸다. 그게 바로 나르시즘.

상상계는 시각의 세계로 들어오고 그것이 상을 만들고 자아의 상이 된다. 상품의 세계는 바로 그 지점을 노린다. 

형형색색의 제품들이 한 번 눈에 훅 하고 들어오는 순간. 그것을 실제로 사든 사지않든. 가지고 싶다 사고싶다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다. 그 옷을, 그 신발을 신고 있는 나의 거울속, 인식속의 '상'은 완벽해지리라 믿으면서. 하지만 아무리 사들여도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완벽했던 '상' 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연신 클릭질을 해대면서 또 다른 이미지를 받아들인다. 그럼 그것은 또 황홀하게 가져야만 하는 대상이 된다. 


얼마전 축구화를 하나 질렀다. 그런데 뭔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 이게 아닌데. 이제 다른 제품을 본다. 그래 이거다. 그런데 또 다른 색 제품이. 약간 다른 기능을 가진 제품이 또 있다. 그래서 또 산다. 색만 달라도 돈을 얼마라도 더 주고 기어이 사야한다. 왜냐면 마리오 괴체가 신고 달리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더 좋은 기능때문에 산다고 하는건 하나의 핑계와 구실거리일 뿐, 사실 더 땟깔나는 제품을 신고 폼내고 싶은거다. 그거라도 신으면 호날두처럼 뛸수 있다고 상상한다. 

그 이미지는 너무나 황홀해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나이키는 제대로 포인트를 잡은듯하다. 사진과 이미지, 그리고 인간의식을 꾀뚫은 마케팅과 자본. 왜소해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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