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라캉 그리고 상상계

2016. 9. 29. 09:22Book

자크 라캉 그리고 상상계


최근에 책 몇권을 샀다. 그중에 요한 하우징어의 놀이하는 인간을 한동안 봤는데, 정말 안 읽혔다. 

내용도 지루하기도 하지만 저자의 말도 쏙쏙 들어오지가 않았다. 괜히 시간만 보내면서 억지로 읽지말자, 과감히 덮고 자크 라캉의 에크리 라는 책을 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물론 내용은 어렵다. 이 책이 라캉의 원저서가 아니라 해설본임에도 불구하고 개념 이해가 쉽지가 않아서 몇번은 봐야할 듯하다. 아무튼 다 기억도 안나지만 "상상계" 라고 하는 부분은 여러가지로 재미가 있다. 우리는 아이때부터 '거울'을 보면서 자신을 인식하고 자아가 형성된단다. 이게 상상계가 된다. 하지만 상상계는 늘 주체와는 괴리가 있을수 밖에 없다. 


프랑스 철학자란다. 자크마리에밀 라캉(Jacques-Marie-Émile Lacan)



이런 책은 내용이 모호해서 잘 와닫지가 않는다. 하지만 나름대로 경험을 들이대서 이해해본다. 나는 나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서 인지한다. 그 모습은 그저 '상'일 뿐이다. 나의 인식속에 있는 것으로 이 인식도 바뀌기 쉬운것 아닌가. 똑같은 거울속의 모습일지라도 어떨때는 내가 괜찮은 놈같고, 또 내 모습이 싫어보일때도 있다. 


내가 축구를 할때, 늘 내 스스로 뛰는 모습은 '메시' 의 현란한 드리블,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능숙한 터치와 볼배급의 '상'을 그린다. 그건 어찌보면 그저 상상, 아니 망상에 가깝다. 하지만 내가 연습하거나 실제 경기하는 모습을 누가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면 정말 깜짝 놀란다. 

너무 허접해서, 너무 느려서, 너무 못해서. 아 내가 정말 이렇게 허접하단 말인가!! 그게 바로 실제와 내 인식, 아니 바램, 이상향 과 실제의 나와의 거리다. 이런게 깨질때 자아동일성이 깨진다고 하더라. 흔히 말하는 '맨붕'. 우리가 생각하는 자아라는 것이 어쩌면 망상이 아닌가. 

내가 기대하는 나,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나, 그게 꿈일수도 있지만 집착이될수도있지 않을까. 이 사람이 하는 말은 어렵지만 매력있고 재미있다.